[💌미다스 Pick #15] 글과 그림이 한 권의 세계를 만들기까지 🗒️🖍️

이원호, Bryan Doodle 작가님 인터뷰에서 자세한 이야기 만나보기💭

2025.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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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AS' Pick]

지금 이 순간 나에게 필요한 단 한 권의 책

많고 많은 지혜의 도서 중 미다스북스가 딱 하나만 골라 선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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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읽고 오래 남는, 불안을 다정으로 바꾸는 이야기”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이야기는 어떻게 위로가 될 수 있을까요?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마음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이야기, 『고래집』은 독자에게 따스한 온기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

신비롭고도 따뜻한 이야기를 써 내려간 이원호 작가님과 그 세계를 개성 넘치는 그림으로 풀어낸 Bryan Doodle 작가님, 두 분의 작업 과정을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15

앞으로도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신비를 탐구하고 싶습니다.

“제게 깃든 신비롭고 놀라운 추억들이 『고래집』이라는 이야기가 되어 나온 것처럼,

독자들 또한 이 작품 속에서 저마다의 고유한 경험과 이야기를 발견하길 바랍니다.”

Q. 『고래집』을 집필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나 출발점이 있다면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A. (이원호) 어렸을 적 기나긴 섬 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지고, 신비와 환상이 삶의 일부가 되던 그 여행에서 저는 삶의 시간들이 이야기로 화할 수 있음을 확신했습니다. 『고래집』은 그 여행의 산물이자 그 놀라운 순간들의 단편입니다. 여행이 시작되던 순간, 글도 함께 피어났습니다.

Q. 「고래집」, 「카메라」 등 작품 속 상징들은 어떻게 탄생했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부분도 있으신가요?
A. (이원호) 「고래집」과 「카메라」는 모두 추억 속 섬들의 기억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서해의 아름다운 섬 풍경을 사진으로라도 남기고 싶었던 마음과 당시의 욕망이 「카메라」에 담겼고, 북해가 깃든 어느 고즈넉한 섬마을에서 오래된 만년필 공방에 우연히 들어갔던 기억이 「고래집」에 서렸습니다.

Q. 이번 책을 통해 독자들이 오래 마음속에 담아 두었으면 하는 장면이나 메시지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A. (이원호) 제게 깃든 신비롭고 놀라운 추억들이 『고래집』이라는 이야기가 되어 나온 것처럼, 독자들 또한 이 작품 속에서 저마다의 고유한 경험과 이야기를 발견하길 바랍니다. 각자의 삶에는 서로 다른 신비가 깃들어 있음을 깨닫게 하는 것이 소설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래집』이 그런 소설로 남길 바랍니다.

Q.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집필 방향이나 새로운 글쓰기 경험이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이원호) 앞으로도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신비를 탐구하고 싶습니다. 서울 한복판 고즈넉한 한옥마을에 깃든 무속 신앙적인 신비, 오래된 해변가 오두막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마법, 낡은 일기장에서 되살아나는 가슴 먹먹한 그리움 같은 것들을 글로 써 내려가려 합니다.

Q. 『고래집』의 일러스트 작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와 과정이 궁금합니다.

A. (Bryan Doodle) 이원호 씨가 부탁해서 하라는 대로 했습니다! 사실 하라는 대로 하지는 않았고 제멋대로 그리고 싶은 걸 그렸습니다. 심지어 글을 읽어보고는 인간이었던 주인공들을 다 동물로 바꿔버리기도 했습니다. 이원호 씨의 글을 가지고 삽화를 그리는 작업은 오래전부터 이야기 나눠왔기도 했고 꼭 해보고 싶었던 작업이었어서 시켜줘서 고마웠습니다.

Q. 전체 작업 중에서 특별히 손이 많이 갔거나, 개인적으로 오래 마음에 남은 장면이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Bryan Doodle) 원래는 피사체가 인간이었던 삽화들을 동물로 바꿔가는 과정에서 그림체와 색감, 그리고 전체적인 책의 분위기까지 한층 더 잘 맞춰진 것 같습니다. 특히 「카메라」의 삽화를 그릴 때, 물욕이라는 무시무시한 괴물과 맞서 싸우는 용감한 주인공을 토끼로 표현했는데, 이때 흔히 말하는 ‘아다리’가 딱 맞아떨어졌습니다. 저는 작업할 때 모든 요소들이 잘 어울리도록 맞추는 걸 집착적으로 좋아하는데, 주인공을 토끼로 바꾸면서 이야기와 그림체, 분위기가 모두 조화를 이루어 작업하는 내내 무척 즐거웠습니다.

Q. 네 편의 이야기 가운데, 상징이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면서 가장 많은 고민이 필요했던 부분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A. (Bryan Doodle) 이원호 씨와 저는 형제이긴 하지만 둘이 생긴 것도 하는 짓도 180도 달라요. 비교하자면 예쁘고 귀여운 건 저이고, 징그럽고 무서운 건 이원호 씨인데, 둘이 서로 하고 있는 작업을 보면 이원호 씨는 항상 예쁘고 귀여운 걸 쓰고 있고 저는 징그러운 것들만 만들고 있어요. 제가 귀여운 거에 대한 알레르기가 너무너무너무 심해서 귀여운 걸 그리면 죽는 병이 있는데, 이원호 씨의 글에서 묻어 나오는 특유의 귀여움? 소녀스러움?을 징그럽고 억지스럽지 않게 표현해 내는 부분이 가장 어려웠어요. 그런데 웃기게도 그중에서 가장 안 귀엽고 제 취향에 가까운 「쥐꼬리」 편은 오히려 그리면 그릴수록 그림이 귀엽게 나와서 골치가 많이 아팠습니다. 쥐들은 뭘 하고 있어도 귀여운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려도 그려도 귀엽길래 여러 번 그렸습니다. 「쥐꼬리」 편의 삽화들을 저는 아주아주 좋아합니다.

Q. 작업 과정에서 특별히 신경 쓰셨거나 의식적으로 선택하신 색감이나 표현 기법이 있다면 공유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Bryan Doodle) 작업 과정에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나 의식적으로 선택한 색감, 표현 기법이 있다면 하늘의 묘사일 것 같습니다. 서로 너무나도 다른 이원호 씨와 저는 완전히 다른 일상을 살아왔지만, 같은 곳에서 같은 하늘을 바라보며 자랐습니다. 각 이야기 속 주인공의 순간들을 담고 있는 하늘은 저 또한 선명히 기억하고 있는 하늘이었고, 이를 표현하기 위해 특별히 더 많은 신경을 기울였습니다. 책에 나오는 모든 그림의 하늘은 이원호 씨와 저의 기억 속에 선명히 자리 잡고 있는 하늘들입니다. 서로 다른 경험 속에서도 함께 마주했던 하늘을 떠올리며 그려내면서 글이 시각적으로 친숙하게 다가오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Q. 『고래집』은 글과 그림이 만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책입니다. 두 분은 협업 과정에서 어떤 대화나 조율을 나누셨는지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A. (Bryan Doodle) 사실 큰 대화나 조율이 없었습니다. 제가 평상시 성격은 그렇지 않은데, 작업할 때만큼은 그 누구의 말도 잘 안 듣는 편이에요. 이 작업 역시 제 마음대로 했습니다. 그런 저의 성향을 잘 아는 착한 이원호 씨는 글을 완성한 후 조용히 작업 과정을 지켜봐 주었습니다. 조용하긴 했지만 ‘저 새끼 뭐 하는 거지 도대체’ 하는 눈빛이 강하게 느껴지긴 했습니다. 내가 뭐 하는지 잘 알려주지는 않았습니다. 설명하기 귀찮았기 때문이에요. 저희 형제는 사이가 참 각별하지만, 그만큼 서로 사이에 멀고 먼 거리가 있는 편이에요. 작업 과정 또한 딱 그런 식이었던 것 같아요.

A. (이원호) 저희는 서로 간섭하지 않으면서 각자의 작품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상대방의 해석에 주석을 달지 않았고, 생각과 다른 결과가 나오면 오히려 다채롭다 기뻐하며 응원했습니다. 각자가 자기 방식대로, 자기 색깔대로 표현한 결과물이 지금의 『고래집』이고, 저희 둘 모두 그 결과에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