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다스 Pick #20] 잊히지 않을 발해의 서사 속으로 📜

안지상 작가님 인터뷰에서 자세한 이야기 만나보기💭

2025.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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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AS'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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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 제국이 무너진 자리, 또 하나의 제국이 시작된다”

망국의 어둠 속에서도 다시 새벽을 열려 했던 사람들.

그들의 발걸음을 따라가다 보면 역사는 기록이 아니라, 살아 있는 숨결임을 깨닫게 됩니다. ⏳

'역사가 오늘을 살아가는 길잡이가 되기를 바라는' 안지상 작가님의 이야기를 아래 인터뷰에서 만나보세요!

#20
국가는 결국 사람이 모여서 세워지는 것입니다.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그리고 오늘날 우리는 국가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Q. 고구려 멸망과 발해 건국이라는 역사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발해를 다시 소설로 불러내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든 문제의식이 궁금합니다.

A. 발해는 한국인들에게 잃어버린 꿈과 같은 존재로 보였습니다. 한반도를 넘어 만주뿐 아니라 지금의 러시아 북부 대륙까지 이어지는 광활한 영토를 다스린 국가였기에 지금의 대한민국 영토를 아득히 넘는 거대 국가로서 위용에 자부심을 느낄만하죠. 하지만 그에 비해 우리가 알고 있는 자료는 미비한 수준입니다. 특히나 고구려의 뒤를 계승한 국가임에도 역사 귀속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으며, 대중들도 발해라는 이름은 알아도 정확히 어떻게 발해라는 국가가 만들어졌는지, 왜 고구려의 뒤를 이은 국가인지를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교과서적인 내용을 넘어서 스토리텔링을 통한 문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게다가 실제 발해의 존재가 고구려와 얼마나 밀접한지, 발해는 왜 고구려를 계승했는지를 대중들에게 소설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Q. 사실과 허구의 균형을 잡는 과정에서 가장 신경 쓰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허구가 역사 왜곡으로 흐르지 않도록 지키신 원칙이 있었다면 들려주세요.

A. 역사적 사건이 발생한 시기와 실존 인물들의 생몰연대에 가장 집중했습니다. 역사를 좋아하는 마니아분들이 몇몇 역사 작품을 보시면서 크게 지적하는 게 실존 인물의 행적이 사료와 다르거나, 역사 속 사건이 전혀 다르게 묘사되는 경우입니다. 저는 기록에 공백이 있는 부분은 허구를 넣었지만, 실제 기록이 된 부분은 최대한 사료에 가깝게 묘사하려 했습니다. 특히나 실존 인물들의 생몰연대를 일부러 줄이거나 늘리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고대사의 문헌 기록이 부족하다 보니 생몰연대가 미상인 인물들이 많았기에 그런 부분은 창작의 영역으로 활용했습니다.

Q. 대조영·걸사비우·대걸걸중상 등 여러 인물 가운데, 특히 가장 애착이 갔던 인물은 누구인가요? 그 이유도 함께 말씀해 주세요.

A. 이 작품은 릴레이식으로 작품의 주인공이 달라지는 구도를 취하고 있어 어느 특정 인물만을 말하긴 어렵습니다만, 사실상 첫 번째 주인공인 대걸걸중상과 그의 아버지로 설정한 대문이 애착이 갑니다. 그동안 발해의 건국 세력이 단순 고구려 유민, 혹은 말갈족 정도로 설명하는 내용들이 많이 나왔는데, 저는 대걸걸중상을 고구려 왕실의 일족 중 한 사람으로 설정했습니다. 나라가 멸망한 후, 그가 수많은 유민들을 이끌려면 충분한 혈연적 신분도 뒷받침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라 보았습니다. 그래서 몰락한 고구려 왕실의 일원으로서 지존이 되고자 하는 야망도 있는 동시에, 국가와 백성을 다스리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담으려 했습니다. 정치적인 목적과 인간적인 고뇌를 동시에 보여주는 캐릭터로 애착이 갑니다.

Q. 『발해, 새벽의 제국』을 읽는 오늘의 독자들에게 어떤 질문이나 의미를 전하고 싶으신가요? 특히 작가님이 생각하는 "제국은 무엇으로 세워지고 어떻게 기억되는가"에 대한 개인적인 답을 들려주세요.

A. 국가는 결국 사람이 모여서 세워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국가의 본질이 무엇이며, 왜 사람들은 국가를 만들려고 하는가? 고구려 유민들은 왜 다시 고구려를 되찾으려 했는가'를 고민해 보아야 합니다. 국가가 무너지면, 멸망한 국가의 사람들이 받는 대우가 과연 어떨지, 기존 국가 체제에 적응했던 사람들이 새로운 체제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 침략국의 사람들이 과연 어떻게 대우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고구려가 멸망한 후, 당나라에 귀순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엔 고구려인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았습니다. 고위 귀족층은 그나마 벼슬을 받고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었지만, 힘없는 백성들은 모든 것을 빼앗긴 채 노예처럼 살아야 했습니다. 무력으로 인해 무너진 나라의 사람들은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멸망한 고구려의 유민들이 그토록 나라를 되찾고자 갈망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결국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 그리고 오늘날 우리는 국가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Q. 발해 이후의 시대나 다른 역사적 주제도 계속 탐구하실 계획이 있으신가요? 앞으로 구상하거나 준비 중인 차기작이 있다면 살짝 소개해 주세요.

A. 구상하고 있는 작품은 몇 가지 있습니다. 역사물 외에도 현대 SF물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역사물을 말씀드리자면, 이번 작품의 후속작 격인 대조영 이후의 발해 상황을 다루는 것과 역사의 미스터리한 부분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배경은 고구려와 현대를 오가는 작품, 그리고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조선의 건국사를 추적하는 내용이 있을 것입니다. 많은 조사가 필요하지만, 최대한 잘 조사해서 독자들께 선보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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